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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공학과 커리큘럼 (ft. 프로젝트 경험) - 막막한 학생들에게 본문

취업/전공 이야기

전기공학과 커리큘럼 (ft. 프로젝트 경험) - 막막한 학생들에게

Sssol 2025. 4. 3. 23:00

 
아래는 서울소재 어느 대학교의 전기공학과 전공 로드맵입니다.

서울소재 어느 대학교의 전기공학과 전공 로드맵

 
 저는 공대의 기본이 되는 물리를 좋아했습니다. 적성이 맞았습니다. 하지만 배곯는 물리학과보단 시장 흐름 안타고 꾸준히 취업 잘되는(그렇게들 말하는) 전기공학과를 선택했습니다.

1학년

 공통 과목에서 가장 애를 먹는 과목이 수학 아니면 물리일 것입니다. 공학설계입문 등 프로젝트 수업이 있지만 이는 앞으로 있을 설계 프로젝트 맛보기 정도로 생각하면 좋습니다. 크게 성과를 내거나 전공 심화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도 없기에 그냥 즐기면 됩니다.
 
 수학은 그래도 포기하지 않는다면 따라갈 수 있겠지만, 물리는 처음 접하는 학생이 많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물리는 수능 과학탐구 선택과목중 가장 낮은 선택률을 가진 과목이기 때문입니다. 다들 효율적인 선택을 하는 것입니다.

유튜브 <장인수쌤TV> 물리학2. 필자가 장인수쌤 듣고 수능 물리2 50점 받았습니다.

 
 당연히 그렇게 해야됩니다. 대학 진학 전이라면 꼭 지구과학 선택하세요. 저는 객기로 물리2를 선택했지만 그로 인해 아쉬운 결과를 얻었습니다.
 
 쨋든 물리를 한 번도 접하지 않고 대학물리를 듣게 된다면, 절대 겁먹지 말고, 본인의 한계를 정해버리고 포기하지 마세요. 따라가기 벅차다면 꼭 EBS 물리 2 강의를 듣도록 하세요. 완전 무료에 정말 좋습니다. 돈없어서 공부 못한다는 말은 다 핑계입니다.
 
 1학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반드시 물리를 정복한 뒤 2학년으로 넘어가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남은 학교 생활이 꽤나 힘들 수 있습니다. 타협은 없습니다. 눈 딱 감고 한번만 도전해보세요.

2학년

회로이론, 전자기학, 디지털논리회로, 공학수학 등 전공수업보다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설계 프로젝트‼️
설계 프로젝트 경험이 공대를 간 이유이자 모든 것입니다.
물론 들이는 시간과 노력에 비해 가장 낮은 성적 효율을 보여줍니다. 현타올 정도로요..

실험실에서 가장 많이 보게 되는 풍경

 
 
 하지만 공부만 한다면 대학을 온 이유가 없습니다공부가 제일 중요하지만. 회로를 잘 알아도 빵판의 구조를 모르면 이론을 실제로 구현하는 데에 큰 어려움이 있습니다. 아무리 성적이 좋아도 혼자서는 하나의 작은 프로젝트조차 진행이 버겁습니다.
 
 "이런거 이미 다 선배들이 만들었고 30년 50년 전에도 하던건데 왜 또 하는거야"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존재하는 것을 다시 직접 만들어 보는 경험이 가장 중요합니다. 책에서 배울 수 없는 소중한 가치를 깨달을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내 인생에 없던 새로운 관점으로 문제에 접근할 수도 있구요.

2학년 1학기 최종 발표 ppt
2학년 2학기 최종 발표 ppt

당시 최선의 디자인(지금 봐도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든다)

 
 제 첫 설계 프로젝트 주제가 바로 그런 "배터리 잔량 표시기" 였습니다.
 듣자마자 "이거 이미 있는 거잖아. 알리익스프레스에서 3000원에 파는데 이거 사서 제출하면 되겠네?"라고 생각했습니다.
 
 앞서 말했듯 프로젝트의 목적은 완성품 제출이 전부가 아닙니다. 그 과정에서 분명히 배우는 점이 있고, 같은 경험을 해도 얻는 것이 제각각입니다. 그 차이는 마음가짐에서 온다 생각합니다.

밥먹을 때에도 고뇌하는 스폰지밥

 주체적인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그저 학교에서 하라는 것만 마치는 것이 아니라, '더 발전할 수 없을까?', '정말 약간이라도 좋으니 차별점이 없을까?' 같은 추가적인 고민이 많이 필요합니다. '어떤 점이 우리 조의 강점이고, 튀게 만드는 요소일까?', '성능을 발전시킬 수는 없을까?', '그렇다면 현재의 한계는 무엇일까?', '추가적으로 어떤 공부를 해야할까?' 등 고민을 거듭하다 보면 성장하게 됩니다.(관종이 되려는 마음가짐)
 
 그렇다면 이렇게 까지 공을 들인 프로젝트를 통해 눈에 띄는 보상이 있는가? 말했듯이 아닙니다. 그저 전공학점 3점이 전부일 것입니다. 당장은. 그렇지만 주체적인 마음가짐과 경험은 분명히 삶의 태도의 변화로 보상받게 됩니다. 이는 대학 4년간 얻을 수 있는 가장 값진 보상일 것입니다.
 
 위 모든 고민에 대한 저의 대답을 당시 프로젝트 내용에 녹였습니다. 추후 전부 정리해서 업로드할 예정입니다.

평가기준표는 일종의 양식으로 쓰일 수 있다. 해당 내용에 맞게 제안서, 보고서를 작성하면 적어도 감점요소는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3학년

 전기공학과 로드맵에 네가지 분야가 있듯 어떤 전공이든 수많은 선택지가 있습니다. 가능한 모든 전공 수업을 다 들어보기를 추천합니다. 그래야 본인의 로드맵을 그려나갈 수 있습니다.

선택지는 많을수록 좋다

 
 전기 자동차가 대세래, 반도체가 짱이래, 대기업은 이거만 뽑는대... 아무것도 모르는데 벌써부터 선택의 기로에 놓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운이 좋습니다. 대학 진학 시에도 아무것도 모르지 않았나요. 그런데 운이 좋게 공대를 선택했습니다. 적어도 생물학과, 물리학과보다는 취업에 있어서 압도적 우위를 가진 셈이지요.
 
 더욱이 전기공학과의 네가지 분야는 전부 취업과 산업에서 경쟁력이 있습니다. 3학년에는 전력전자공학, 제어공학, 전력시스템공학, 반도체소자공학 전부 들어보기를 추천합니다...(지옥길 open)

4학년

 제가 선택한 전력 변환 시스템 분야에 대한 내용은 추후 작성하겠습니다.

+참고

로드맵의 전력시스템공학 수업과 분야로서의 전력 시스템 및 에너지 변환은 다릅니다. 전력시스템공학전기에너지를 발생하는 발전, 전달하는 송전, 판매 수행 전체를 시스템으로서 다루는 것입니다. 즉 전력 계통을 다루는 수업입니다.

전력계통
대표적인 전력 변환 시스템인 전기 자동차. 전기를 동력으로 바꾼다.

 로드맵에서 말하는 전력 시스템은 전력을 사용하는 시스템 전반을 이야기합니다. 전동 모터, 전력 변환(DC to AC, DC to DC) 시스템 등 전력 계통에 속해있는 구성 요소를 배웁니다. 숲과 나무의 차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마무리

 재학중에는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을 것입니다. 저 역시 졸업후에야 비로소 전체 커리큘럼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에, 그 고충을 누구보다 이해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졸업 전에 커리큘럼과 방향을 이해하는 것이 아닌, 일단 해보는 것입니다.
 눈 딱 감고 해보는 과정에서 방향을 잡아가는 것입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다고 보일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습니다. 너무나 두렵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 한 발 내딛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한 극복의 경험을 통해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생깁니다. 앞으로도, 생이 다할때까지 앞은 보이지 않겠지만, 내가 지나온 길은 뚜렷이 빛날 것입니다.

 
 지금의 저처럼, 앞이 보이지 않아 두려울 때 다시금 내가 걸어온 길을 보며 용기를 얻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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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포함 모두에게 화이팅